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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30. 학교와 마을 잇는 행복 공간 '소래너나들이'

2024-11-01   |   조회 107

학교와 마을 잇는 행복 공간 '소래너나들이'

  2024-10-30 13:00:01 게재
 

민·관·학이 함께 만든 학교복합시설 … 방과 후 놀이터이자 끝없는 배움터 역할

배움터와 놀이터로 학교와 마을이 행복해지는 학교복합시설 ‘소래너나들이’가 주민들의 일상에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너나들이센터는 마을과 학교가 서로 허물없이 넘나들 수 있도록 소통과 공유의 장소가 되는 곳을 의미한다.

시흥시는 학교를 이웃 주민들과 함께 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는 복합공간인 ‘너나들이’를 배곧누리초교와 소래초교 두곳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배곧너나들이는 신도시 신설학교에 설치된 반면 소래너나들이는 구도심의 학교와 마을을 살리기 위해 기존 학교에 설치된 학교복합시설이다.

학교가 학생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주민들과 함께 하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해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다. 학교복합시설은 학교와 지역에서 필요한 교육 돌봄 문화 체육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설치해 운영하는 장소다. 학교 안에 건립되는 시설로 학교가 부지를 제공하고 지자체가 비용을 부담해 일거양득 효과를 거둔다. 학교복합시설은 민·관·학이 함께 운영협의회를 구성해 문화공연,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결정한다.

학창 시절의 추억과 감성의 공간으로 남아 있던 학교가 학생과 주민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돕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사 용 중 선생님은 (3번)노크하고 들어와 주세요."

23일 시흥 소래초등학교 운동장 아래 건립된 학교복합시설 ‘소래너나들이’ 운동실(GX실) 출입문에 이용자들이 메모장을 붙여 놓았다. 강주은 센터장이 노크 후 문을 열자 초등학교 3학년 댄스 동아리 회원들이 휴대폰 동영상을 보며 춤 연습에 여념이 없다.

“얘들아 춤 실력 한번 보여줘.”

이봄(소래초등학교 3년)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연준의 춤을 멋지게 선보였다.

소래너나들이는 학생과 지역주민에게 다양한 교육과 돌봄, 문화경험을 제공한다. 지난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 학교복합시설 ‘송린이음터’나 최근 방문한 강원도 화천군 ‘화천커뮤니티센터’에 비해 시설 규모는 크지 않았다. 송린이음터가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이고 화천커뮤니티센터는 지하 1층, 지상 4층의 궁전 같은 외양이지만 소래너나들이는 소래초등학교 운동장 아래 건립된 단층건축물이다.

 

시흥 소래초등학교 운동장 아래 건립된 소래너나들이.

 

◆작지만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공간 = 지형상 높은 위치에 있는 소래초등학교의 단차를 활용해 운동장 아래 총면적 5802㎡ 규모 부지에 136면의 공영주차장과 작은도서관 공연장 조리실 GX실 카페 등이 개방적이고 효율적으로 배치돼 있다. 시설 외관도 학교복합시설의 전면 돌출부를 유리창으로 마감해 투명성을 높였다. 마주침 공간에 폴딩(접이식) 도어를 설치해 채광과 환기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물론 외부공간과 내부공간의 일체감 형성과 공간 확장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소래너나들이는 2018년 7월 시흥시와 시흥교육지원청, 소래초교가 함께 뜻을 모아 시작됐다. 이후 2019년에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 공모에 선정되며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아 주민참여협의체를 구성해 2023년 2월 첫 삽을 뜨고 7월에 시설 공사를 마쳤다.

소래너나들이가 설립되기까지 몇번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최초 계획 당시 시설 내외부 구성, 고목 이식 등을 놓고 많은 이해당사자 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난관에 부딪혔다. 시흥교육지원청 소래초등학교 지역주민이 함께 여러 차례 간담회를 통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나갔고 마침내 소래너나들이를 설립하게 됐다. 소래초교와 100년을 함께한 플라타너스 이식을 시작으로 1년 6개월 공사 끝에 소래초교 운동장 지하부지에 지금 외형을 갖춘 소래너나들이와 공영주차장이 지난해 8월 개관했다.

◆원도심 지역 부족한 문화 공간 확보 = 소래너나들이는 앞서 건립된 배곧너나들이의 운영 경험을 토대로 시흥 북부권 원도심 주민들을 위해 건립됐다. 학생과 주민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문화 강좌는 배곧너나들이와 비슷하지만 소래너나들이만의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 내부를 조리실, 공연장 등 실습 특화 시설로 꾸미고 원도심 지역의 부족한 문화 공간을 확보해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거듭났다. 원도심은 침체된 지역으로 소래너나들이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복지 기능도 담당한다.

소래너나들이는 아동-청소년-성인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 수요를 반영한 교육 문화 프로그램과 특강 및 공연 등을 연중 상시로 제공한다. 학생 창의적인 체험활동과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학교협력 프로그램, 주민의 주체적인 역량 개발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주민 주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작은도서관은 작지만 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작은도서관은 작지만 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희망 도서가 없을 경우 타 도서관의 도서를 받아볼 수 있는 상호대차 서비스가 잘 운영되고 있다. 조리실은 아이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 환영받는 공간이다. 초등학생 대상 ‘우리끼리 한끼’ 프로그램은 9월부터 12월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5~7시까지 진행된다. 7일 조선왕조실록의 궁중떡볶이 실습에 참여한 이민한 소래초등 5학년생은 “매뉴얼에 따라 요리를 직접 하면서 경험을 쌓고 친구들과 좋은 추억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는 바리스타 강의장이 된다.

 

시흥시 주민을 위한 다양한 요리특강도 진행된다. 조리시설 뿐만 아니라 함께 시식할 공간도 마련돼 있고 남은 음식은 가져갈 수도 있다. 소공연장에서는 지역주민 대상 마술&그림자쇼나 라인댄스가, 강의실에는 시니어를 위한 스마트폰 활용법이, 소래너나들이센터와 소래초등학교 텃밭에서는 마음치유 텃밭 가꾸기 마을 강사 양성과정이 진행된다. 복도 미술관은 명작을 전시해 이곳을 지나는 학생, 학부모에게 그림 작품을 기억하게 만든다.

 

댄스 동아리 회원들의 춤 연습 장면.

 

공간을 내준 소래초교 학생들의 이용도 활발하다. 본관 건물 북쪽에 위치한 조리실과 다목적 학습공간, GX실, 소규모 공연장은 학교에서 사전 예약으로 공간 이용을 신청해 교과과정과 연계해 활용한다. 심리상담 프로그램, 1·2학년 연극 수업, 방송 댄스반 활동 등이 강의실 소공연장 등에서 진행된다. 카페는 교사들을 위한 바리스타 강의장이 된다.

◆안전사고 예방과 학습권 보호 = 소래너나들이는 운영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 때마다 프로그램 구상부터 학생과 지역주민 간 이용시간에 대한 분배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협의와 토론으로 방안 마련에 힘을 모았다. 지역주민과 전문가 등이 포함된 운영협의회를 구성해 문화공연, 평생학습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시설이용절차 등 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결정한다. 주민 의견을 반영해 작은도서관 바닥을 온돌시설로 바꿔 아이들이 앉아서 책을 읽고 뒹굴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조리실은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환영받는 공간이다.

 

학생 안전사고 예방과 학습권 보호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소래너나들이는 매일 100명 가까운 아동-청소년-성인이 이용한다. 강주은 센터장은 “모든 공간이 한눈에 들어오는 구조로 사각지대가 거의 없다”며 “학생과 외부 이용자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래초등학교와 운동장 아래 건립된 학교복합시설 소래너나들이를 연결하는 별도 통로. 사진 이의종

 

한국교육개발원·내일신문 공동 기획

시흥=김기수 기자·사진 이의종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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